시작스토리

 

 

4월 31일부로 두 번째 회사를 퇴사하고 사업을 준비하였다.

정해진 사업 아이템 없이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으로 내 사업을 해보겠다는 포부 하나로 시작하였다.

 

스스로에게 주어진 기간은 1년.

 

1년 안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낸다면 계속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실패 경험으로 삼고 다시 취업하기.

 

경력으로는 이랜드리테일에서 4년 4개월, 열정에 기름붓기에서 1년 1개월을 일했다.

이랜드리테일에서는 영여성 의류 영업 담당자로 3년, 전략기획실 프로젝트 매니저로 1년 일 했고, 열정에 기름붓기에서는 신규사업팀 크리에이터 클럽 팀장으로 1년 일하였다.

 

회사에서 일할 때 동료들이 열정맨이라고 할 정도로 열심히 했었고 나름의 성과도 있어서 즐겁게 다녔었다.

회사를 퇴사한 것은 회사가 싫어서보다는 내 성장을 위한 일을 찾기 위해서가 적절한 표현이다. 왜냐면 나는 회사에서 일하면서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던 편이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의 한계를 느껴졌었고 그걸 깨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경력을 보면 일관되어 있지 않아 일반적인 시각으로는 좋지 못한 경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업가 시각에서 보면 조금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랜드리테일에서는 이제 막 회사에서 인수한 대구 동아쇼핑점을 지원하여 메인 카테고리인 영여성 부분을 운영하였고, 2년 차 이후 매출 두 자릿수 성장과 선순환 구조를 인정받아 본사 기획실 프로젝트팀으로 이동하여 전국 단위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었다. 회장님에게도 보고한 프로젝트로 마무리하고 관심 있는 스타트업계로 이직하여 100만 구독자가 있는 열정에 기름붓기에 들어가 신규사업 팀장으로 근무하였고, 접으려는 사업부를 재구매율 2배 성장과 매출 5배 성장이라는 좋은 성과로 마무리하고 나왔다.

 

보다시피 신규 사업을 추구하였고 도전적인 업무를 도맡아 근무하였다.

언젠간 사업을 할 내 자신을 위해서.

 

현재 내 나이는 34살로 결혼을 하고 집을 구하고 차 한 대쯤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나이다.

하지만 아직 미혼에 집도 없고 차도 없다. 그간 나간 돈이 많아 모아둔 돈도 많지 않다.

가끔 사회적 시각에 압박을 느낄 때도 있지만, 아직 난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고 살고 싶다.

그래서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 

 

하지만 너무 큰 위험부담을 지면서 기약 없이 지내면 안 될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래서 1년간 원 없이 사업을 해보면 후회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 생각으로 시작하여 어느덧 3개월이 지났다. 

 

3개월 동안은 내가 무슨 사업을 할지 고민하는데 시간을 썼다.

창업 교육을 들었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도 했고, 약 20권의 도서를 읽기도 했다.

 

사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이 스스로에 대한 부족함이다.

좋은 사업 아이템이 생각나도 내가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 가능성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었고 그럴 때마다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많이 느꼈다. 사업은 어쩌면 겸손함을 배우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와 시장 가능성이 큰 분야의 교집합을 찾는 것.

그게 사업 아이템 선정인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때로는 이래서 회사 생활하면서 사업 준비하라고 하는 건가 싶을 때도 있었다.

 

다행히 사업 아이템 몇 가지가 생각났고, 그중 하나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정부지원금을 신청하였다.

운 좋게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되었고, 다음 주에 협약 계약을 하러 간다.

 

3개월간 정말 많은 방황을 했다.

한 동안은 밤에 잠을 잘 못 자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했고, 스스로의 부족함에 우울증을 느끼기도 했다.

 

남은 기간은 9개월. 

 

현재까지 준비된 것은 일부의 자본금과 부족한 사업 아이템

 

앞으로 3개월간 준비할 것은 사업 아이템 실현으로 매출을 발생시키는 것과 팀원을 확보하는 것.

 

회사에 다니면서도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며 나아갔지만, 그래도 회사라는 울타리와 인프라가 있었다.

창업을 한다는 것은 부족한 인프라와 자원으로 원하는 것을 이루는 것

그리고 더 큰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것.

 

창업을 하면서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감정과 생각해보지 못한 시각들이 생겨나는 것 자체만으로도 성장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 불안감과 조급함을 없애는 나만의 방법도 조금씩 찾았고 앞으로 더욱 잘 성장하리라 믿는다. 

 

어딘가 나처럼 새로운 시작을 하고 아등바등 앞으로 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여기 나도 시작해서 아등바등 가고 있으니 거기 그대도 힘내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런 분이 있다면 서로를 공유하며 '같이 잘 성장'하길 바란다.

 

TOP